인생이 한그루 꽃이라면
미친듯 살다가
미친듯 사랑하며 살다가
그 <사랑>이 시들면 <우정>으로 살고
그것 마져도 시들해지면
<연민>으로 살라는 말이 있지.
세상에 <사랑>처럼 좋은것도 없지만
한떨기 꽃과 같아서
피었다가 이내 시들어 떨어지고 말아.
<사랑>보다는 <우정>이 힘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우정>의 잎새 무성하여 오래 갈듯해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기는 매한가지.
꽃피고 잎새 무성할땐 보이지 않던 나뭇가지들이
그제야 삐죽 고개를 내미는데
그 가지들의 이름이 바로 <연민>이 아닌가 싶어.
꽃처럼 화려하지 않고
잎새처럼 무성하지 않아도
나뭇가지들은 변하지 않고 자라는거지.
바람에 흔들리기는 하지만
쉽게 꺽이지는 않는 거구.
인생이 한그루 꽃 나무라면
그래서 무수히 많은 꽃피고 잎지며
사계절을 견디는 거라면
가장 말이 없고 가장 오래가는것이
<연민>이 아닌가 싶어.
<사랑>이 가고나면 적막해지고
<우정>마져 사라지면 한없이 삭막해지겠지만
그래도 <연민>이 나뭇가지 사이로
달도 뜨고 별들도 새록새록 반짝이므로
우리 인생이 살만한게 아닌가 싶어.
<연민>의 잔가지 마져 부러지고 나면
그 다음엔 비로소 평화가 오겠지.
호수처럼 잔잔한 마음의 평화..
모든것이 <무>無가 되는 평탄함의 평화.
세월속에 잊혀가는 무기억속의 평화.
흙이되고 먼지가되어짐의 자연으로의
영원한 안식의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