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향(자작)

인생이 한그루 꽃이라면

정씨야 2009. 7. 5. 22:45

 

         인생이 한그루 꽃이라면

미친듯 살다가 

미친듯  사랑하며 살다가

그 <사랑>이 시들면 <우정>으로 살고

그것 마져도 시들해지면

<연민>으로 살라는 말이 있지.

 

세상에 <사랑>처럼 좋은것도 없지만

한떨기 꽃과 같아서

피었다가 이내 시들어 떨어지고 말아.

<사랑>보다는 <우정>이 힘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우정>의 잎새 무성하여 오래 갈듯해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기는 매한가지.

 

꽃피고 잎새 무성할땐 보이지 않던 나뭇가지들이

그제야 삐죽 고개를 내미는데

그 가지들의 이름이 바로 <연민>이 아닌가 싶어.

 

꽃처럼 화려하지 않고

잎새처럼 무성하지 않아도

나뭇가지들은 변하지 않고 자라는거지.

바람에 흔들리기는 하지만

쉽게 꺽이지는 않는 거구.

 

인생이 한그루 꽃 나무라면

그래서 무수히 많은 꽃피고 잎지며

사계절을 견디는 거라면

가장 말이 없고 가장 오래가는것이

<연민>이 아닌가 싶어.

 

<사랑>이 가고나면 적막해지고

<우정>마져 사라지면 한없이 삭막해지겠지만

그래도 <연민>이 나뭇가지 사이로

달도 뜨고 별들도 새록새록 반짝이므로

우리 인생이 살만한게 아닌가 싶어.

 

<연민>의 잔가지 마져  부러지고 나면

그 다음엔 비로소 평화가 오겠지.

호수처럼 잔잔한 마음의 평화..

모든것이 <무>無가 되는 평탄함의 평화.

세월속에 잊혀가는 무기억속의 평화.

흙이되고 먼지가되어짐의 자연으로의

영원한 안식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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