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끄는 손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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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변두리에 가난한 부부가 살았습니다. " 당신, 오늘...알죠? 이른 아침 , 아내의 머리위에 옥수수가 담긴 함지를 올려주며 남편이 대답했습니다. " 으차,알았어. 일찍 끝낼 테니 걱정 말라고." 남편은 시장통에서 손수레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짐꾼이었고, 아내는 옥수수를 쩌서 시장에 내다 파는 행상이었습니다. 초여름 뙤약볕아래 좌판을 벌리고 옥수수를 파는 일은 참으로 고단했지만 아내는 한 푼 두 푼 돈 모으는 재미로 힘든 줄 몰랐습니다. 그 날은 남편의 생일 이었습니다. 아내는 다른 날 보다 일찍 장사를 끝낸 뒤 남편을 위해 선물을 사고, 고기며 찬거리들을 한아름 장만했습니다. '잠깐만이요. ..아휴 ,벌서 몇번째야. 큰일 났네." 많은 짐을 머리에 이고 힘겹게 올라타는 아내를 버스는 번번히 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집까지는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지만, 아내는 하는 수 없이 걷기로 햇습니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설움이 북받쳐 눈물이 주르룩 흘러 내렸습니다. 한편, 남편은 아내가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자, 속상했다가, 화가 났다가, 끝내는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멀리서 터벅터벅 무거운 짐을 갖고 걸어오는 아내를 보았습니다. "아니 ,왜 이렇게 늦었어?' 왜 늦었냐는 다그침에 아내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짐이 많아서 차를 탈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가여운 아내의 말에 눈물이 핑 돌았지만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 웃으며 아내를 번쩍 안아 손수레에 태웠습니다. "자-여왕님. 그럼 지금부터 제가 모시겠습니다." "아이, 당신두.." 남편이 끄는 낡은 손수레. 퉁퉁 부운 발만큼 마음이 부어 있던 아내에게 그것은 세상 그 어떤 차보다도 안락한 자가용이었습니다. - 옮긴 글 -
출처 : 남편이 끄는 손수레
글쓴이 : 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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